'2008/07/23'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7/23 님은 먼곳에 ★★★☆
  2. 2008/07/23 백범일지★★★☆

님은 먼곳에 ★★★☆

스틸이미지

토플학원 등록하고 시간이 잠깐 남아 강남 씨티극장를 들렸는데, 내일 개봉할 줄 알았던 <님은 먼곳에>의 상영관이 1관으로 떡하니 붙어 있었다. 수애의 앞의 섹시한 포스터에 끌려 꼭 봐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던 차였기 때문에 당장에 표 끊고 영화관으로 들어섰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어떤 스토리로 전개 될찌 뻔한 영화였다. 월남으로 간 군인 남편을 찾아 마누라가 위문공연 싱어로 뛰어든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 영화를 봐도 어느 정도는 맞아 떨어졌다. 스토리는 딱 거기 까지였다.

하지만 이준익 감독은 순이(수애 역)를 통해 우리나라 70년대 여성들의 사랑을 섬세하게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월남 위문가수로 생전수전 겪어가며 진짜 싱어로 변화되 가는 순이의 변화과정과 그 표정들을 통해 무언가 애절함이상의 것을 보여주려는 노력이 옅보였다.

진짜 하일라이트는 마지막 남편과의 만남에서 나온다. 전쟁통을 뚫고, 미군에게 욕을 당해가며 겨우 찾아낸 남편을 순이는 와락 끌어안는 대신 뺨을 연이어 후려친다. 남편은 이에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울며 순이 앞에 무릎을 꿇는다.

여기서 남편은 본부인인 순이 외에 다른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었다. 순이 말고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던 것이다. 매 달 면회와 남편을 여관방으로 데리고 가는 순이이지만 남편은 그런 순이에게 눈길한번 주지 않는다. 월남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면회에서 그는 순이에게 비수를 꽂는 한마디를 내뱉는다.
"니가 사랑이 뭔지 아나?"
스틸이미지
오오 이런 참한 처자 어디 없나?? @o@

순이는 자기 식 대로의 진짜 사랑이 뭔지 몸으로 증명하기 위해 월남에 뛰어들었다.
옛말에 사랑은 말로나 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행함과 진실함에 있다고 한다.
사랑. 그 두글자에 한이 맺힌 순이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 만난 남편에게 애증섞인 싸대기를 계속 내려친다.
위대한 사랑앞에 남편은 그저 맞을 수 밖에 없다. 진실한 사랑앞에 울부짖으며 무릎꿇는
남편의 모습이 인상깊었다.
스틸이미지

마지막 장면에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자, 많은 사람들이 '뭐야 이게 끝이야'하고 허탈한 웃음 짓고 돌아갔지만,
나는 도저히 떠나갈 수 없어 Dolby 마크가 나올때까지 계속 앉아 있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허탈한 것과 마찬가지로 나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였다. 스토리 전개가 너무 단조로웠고, 위문공연가수 써니로 탈바꿈한 순이가 월남에서의 이야기를 더 극적으로 끌고 갔어도 됐을 법한데 너무도 예상가능한 방향으로만 이끌어 가는 전개로 밑밑한 감이 많았다.

하지만 '이런 진국인 사랑'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만으로도 의미있는 영화였다. 수줍고 무능해 보이는 여인의 사랑은 사실 어머니와 같이 넓고도, 누나같이 포근하고, 목숨 걸 정도로 강인한 면이 숨어 있다는 것. 정말 이준익 감독이 극 중 순이는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말한 이유를 마지막 장면에 와서야 가슴깊이 동감할 수 있었다.

잘봤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쩡세's 영화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팔로66★★★★  (0) 2008/07/27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1) 2008/07/26
님은 먼곳에 ★★★☆  (0) 2008/07/23
적벽대전-거대한 전쟁의 시작  (0) 2008/07/14
The legend of 1900 ★★★★  (0) 2008/04/06
말씀과 매트릭스  (0) 2008/04/01

백범일지★★★☆

책 토론 모임인 피그말리온의 발제책으로 선정된 탓에 수년간 미뤄놓은 '백범일지'를 드디어 읽게 되었다.

백범일지는 크게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을 담은 <상권>과 3.1운동 이후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하권>, 그리고 중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나의 소원>으로 구성된다. 이 중 <하권>은 대한민국 임시 정부 시절을 포함한 우리나라 현대사를 일목요연한 흐름으로 담고 있어 역사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나의 경우는 후반부로 갈 수록 점점 역사적 사실을 늘여놓아 조금은 지루해 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감동하고 전율한 부분은 백범이 독립투사로 성장하게 되는 <상권>이다. 물론 뒤의 <나의 소원>부분도 잘 알려진 명저이지만 청년 시절의 중심에 서있는 내게 <상권>에서의 청년 백범의 굳은 의지력과 신념들이 더 마음에 와 닿았다.

17살 때 백범은 아버지가 전해준 <마의 상서>라는 책을 3달동안 독수공방하며 읽으면서 뜻을 정하게 된다.

상호불여신호, 신호불여심호 (相好不如身好, 身好不如心好) : 얼굴이 잘 생긴 것은 몸이 잘 생긴 것보다 못하고,
몸이 잘 생겨도 심성이 좋은 것만은는 못하다

이 구절을 읽고 그는 평생에 마음 좋은 사람이 되기로 굳게 결심하게 된다. 이러한 그의 결심은 국모시해사건이 터진 그의 20대 때 어느 한 주막에서 군집도를 찬 일본인 한명을 죽이는 행동으로까지 이끌게 된다. 이 것을 사실 그 자체로만 봐서는 그의 행동이 미친놈 같이 여겨질 지 모르겠지만 내가 감동 받은 것은 그가 자문자답하는 그의 사고 과정이었다.

得樹攀枝不足奇 (득수반지부족기) 懸崖撤手丈夫兒 (현애철수장부아): 나무가지에 올라 가지 끝에 서는 것은 별로 기특할 것이 없도다. 낭떠러지에서 손을 놓는 것이 참으로 대장부 이기에...

라는 글이 생각났다. 벌레를 잡은 손을 탁 놓아라, 그것이 대장부이다. 나는 가슴속에 한 줄기 광명이 비친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문자답하였다.
"저 왜놈을 죽이는 것이 옳으냐?"
"옳다."
"네가 어려서부터 마음 좋은 사람이 되기를 원하였느냐?"
"그렇다."
"의를 보았거든 할 것이요, 일의 성불성을 교계하고 망설이는 것은 몸을 좋아하고 이름을 좋아하는 자의 일이 아니냐."
"그렇다. 나는 의를 위하는 자요, 몸이나 이름을 위하는 자가 아니다."

이러한 자문자답을 거친 김창수(청년 시절까지의 김구의 본명)은 왜놈을 죽이고 나중에 재판장에서 관리 뒤에 있던 일본군인을 향해 호령함을 통해 그 유명새를 타게 된다.

김구 선생은 자신의 신념이 분명하였다. 우리 민족을 교묘한 수법으로 빼앗고 백성의 삶과 자유를 억압하는 일본인을 이땅에서 몰아내고 자주독립을 하는 것이 그의 뚜렷하고도 담대한 신념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신념은 앞서의 일본인을 죽인 사건이후에도 말과 혀로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목숨을 담보로한 독립운동으로 증명해 나갔다.

그리고 그는 겸손하며 사람을 사랑했다. 일본인에 의해 붙잡혀 고문당하고 굶주려 있는 동료들을 위해 아내나 어머니가 가져오는 음식을 없는 가운데서도 항상 나눠먹었다. 심지어 혼자만 먹을 수 있다는 규칙이 적용되어 다른 곳에서 식사를 하고 감방으로 다시 들어가게 되어 있는 곳에서도 자신의 입에다 넣어 마치 제비가 자신의 새끼들에게 양식을 주듯 입에서 입으로 동료들을 챙겨 먹이기도 했다.

그는 늘 배움의 자세를 가졌다. 어느 감옥에서의 일이다. 그가 한 도둑 때와 함께 투옥생활을 하게 되었을 때 그는 규율과 의리로 똘똘 뭉친 그 도적 때들에게 큰 감명을 받게 된다. 한낱 도적때에 불과가지만 그 안에서도 철저한 규율과 의리가 바탕되어 있는데 나라를 구해야 겠다는 대의를 품은 자가 그들 보다 못하다는 것을 깨닫은 것이다. 그리고 그뒤 마음을 다잡고 철저한 계획과 실천을 통해 한층더 올라선 삶을 살게 된다.

토론을 위해 억지로 본 책이지만 읽다보니 내가 김구라는 분을 존경하기에 이르렀다. 뭔가 하나에 대한 굳은 신념, 겸손함, 사랑, 배움의 자세는 위인전기를 통해 후세에 그를 알려지게 하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이 하였다.

백범이 주막에서 일본일을 죽인 것은 20살 쯔음이었을 것이다. 현재 그보다 나이를 많이 먹은 나는, 청년 백범과 같이 목숨도 마다하고 칼을 뽑을 신념이 있는가?, 수족이 묶인채 고문을 당하는 자리에 서서도 내 목숨을 좌우하는 사람을 향해 외칠 우렁찬 비젼이 있는가? 정말 이에 대해 한마디 분명한 대답도 할 수 없는 내 자신이 부끄럽다.

한 사람의 자서전을 제대로 읽은 것도 거의 처음이지만, 이를 통해 내 삶의 목표와 지금 청년의 때에 내가 무엇을 위해 살고 세상을 향해 어떤 외침을 질러야 하는지 진지하게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정말 이것을 청소년기때 제대로 한번 읽었다면, 내 인생이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청소년들에게 강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쩡세's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아노 치는 변호사  (0) 2008/08/19
백범일지★★★☆  (0) 2008/07/23
밤의 피크닉  (0) 2007/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