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아무도가르쳐주지않은 채용노트

어제 밤에 홈페이지 회원 한분이
제게 메일을 한통 보내왔습니다.

프레인에서 일하고 싶은데
경력도 없고, 학벌도 그렇고,
영어도 못하고, 나이도 많고
도무지 어떻게 시작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분께서 끝으로 부탁하신 내용은 이렇습니다.

" 언제 시간이 나실때 헌트님 블로그 조언 란에
'비 전공자 혹은 홍보랑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이 홍보일 하고 싶을때 준비해야 할것'
이라는 글을 올려주시기를 바랍니다. "



오늘 아침에
그분으로부터 다시 메일이 왔습니다.

신세한탄을 한것 같아 미안하다며
어제 밤 보낸 메일을 못본걸로 해달라고 부끄러워 하셨습니다.

제 생각에 어제 밤에 보낸메일이
더 진심에 가까운것 같아
그분의 애초 부탁대로

"  뒤늦게 입사를 하고 싶은 비전공자, 무경력자에게 드리는 말씀"
을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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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을 말씀 드릴께요

좀 뻔한 얘기로 시작 하자면
저희 회사 직원중에 PR전공자는
10%도 채 안될겁니다.
영어 잘 못하는 사람도 많구요


저를 포함해서
제가 처음 회사를 차릴 때
함께 시작한  분들 중에
지금 프레인에 지원하면
채용될 사람이 한명도 없어요
그만큼 그때는
가진 것 없지만  “진정성과 열심”으로만 똘똘뭉친 사람들을 제가 좋아했고요
반대로 얘기하면 지금 프레인 취업문턱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볼수 있죠

회사가 커지다 보니
이제 인사팀에서는 일정한 기준이상의 신입들을 채용하는데
이력과 경력이 뛰어난 사람들에게 주로 기회가 간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힘들게 되버렸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지금 지원하는 그런 멋진 스펙의 인재들이
프레인 초창기때 입사한 분들의 “소박한 절실함”을 소유하고  있으면 좋은데
모든걸 다 갖춘 사람은 참 찾기 힘들더군요

아무튼
제가 다시 인사 담당자가 된다면
학벌좋고 똑똑하고 이력서 폼나는 사람과
그렇지 않지만 “절실한 태도”로 최선을 다할 것 같은 사람
중 누구를 뽑을것인가 생각해보면
쉽지는 않은 문제 같아요


응용통계를 전공한 저 답게
인사 담당임원을 할 때 생각했던
두가지 “확률론”을
수학적으로 풀어서 말씀 드려 볼께요


PR을 전공하고 유학을 갔다오고 성적도 좋은 사람들 중
(마음에 드는 용어는 아니지만 우성지원자라고 분류해봅시다)
에서 열명을 뽑으면
잘못 뽑았다 싶어 후회되는 사람이 한 3명 정도 나옵니다.

비전공자이며 특별한 실력은 없는데 열정을 가지고 지원한 분들
(열성 지원자라고 칩시다)중에서 열명을 뽑으면
뽑길 정말 잘했다고 느끼게 하는 숨은 진주가 한 3명 발견됩니다.

확률로만 치면 우성집단- 그것이 학벌이든 성적이든 뭐든- 에서 사람을 뽑는게
실패확률이 적으니까
많은 기업은 그 길을 택합니다.

그런데 제가 경험한 또다른 “확률론”에 따르면
열성10명과 우성 10명
총 20명을 뽑으면
꼴찌 7명은 열성인 사람중 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은 건 사실인데
놀랍게도 1등이 우성이 아닌 열성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더라는겁니다.

환경을 극복한 열정의 “엄청난 힘”을 느낄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럼 도대체 회사는 어느 집단에서 사람을 뽑아야 되는걸까요

사실 열성에서 1등으로 승천 하려면
몇가지 조건과 토양과 환경이 필요합니다

그야 말로 능력이 아니라 “잠재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회사에서 그 잠재력을 살려주고, 권한을 부여하고, 책임을 묻고
깨뜨리고, 되살리고 해야  그 과정에서 크게 성장합니다.
(소위 능력있는 분들은 그걸 잘 못참을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규모가 큰회사는 한두사람에게 그런 열정을 쏟지 못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규모 집단이 “안전빵”으로 우성중에 사람을 고를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7년후의 프레인이 변한 것 처럼요

반면에 작은 회사라면 그런 모험을 충분히 해볼수 있습니다.
7년전의 프레인이 그랬던 것 처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한번 프레인에 지원서를 넣어 보시길 권합니다.

프레인이 큰회사는 아니지만
또 프레인은 아직도 능력보다 소중한 그 “열정”을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만일 프레인이 100명이 넘는 조직의 안정적 경영을 위해
예전보다 세심하게 그런 숨은 열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그래서XX씨에게 그런 기회가 안간다면

PR을 할수 있는
아주 작은 회사
하지만 못나지 않은 회사에 (작아서 못난 회사 참 많습니다)
다시 한번 도전해 보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들은 프레인이 갖기 힘든 구조
즉 한사람에 대한 무한 애정을 쏟을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을겁니다.


거기서 우성이력 열명을 이긴 열성이력자 한명으로 태어나셔도 좋고
PR에 있어서는(인생이랑은 무관한)  열성인자 ( 비전공, 무경력 )를
보완하고 다시 도전하시면 그것도 좋고요


지금은 제약회사 홍보팀에 가있는 옛 동료가 생각납니다.
저한테 까지 서류도 올라오지 않고 탈락한 분이었는데
1년뒤 어찌 어찌 임원 면접을 통과해
제가 최종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 1년간 아주 작은 회사에서 아주 큰 고생을 하고 왔더군요
(그 경력 덕분에 서류전형을 통과한거죠)
XX씨 처럼 “영어를 너무 못하는데 매일 지하철에서 테잎을 들으며 공부할 생각입니다”
고 솔직히 말하더군요
그 친구는 합격했고 1년 뒤에 기라성 같은 동기들을 제치고
팀장이 되버렸었습니다.


또 XX씨 처럼 다른 직장에서 다른 일을 하다가
PR 경력이 하나도 없이 늙은(?) 나이에
과감히 신입으로 입사했었던 분도 생각납니다
그 분 역시 제 면접까지 오지도 못하고
1차 전형에서 떨어졌나 봅니다.
며칠뒤 회사로 아주 큰 케익을 보내왔더군요
케잌에는 “프레인에서 꼭 일하고 싶습니다” 라고 써있었습니다.
우연히 지나가다가 제가 그 케익을 봤습니다.
“누군지 몰라도 저 정도 의지면 밥값 못하지 않을 테니 뽑아봐라” 해서
황당하게 입사를 했는데 (그러고 보니 제가 직권을 남용했군요)
정말 끝내주게 일을 잘해서
1년 만에 최연소 부장이 되었고
자신을 탈락시킨 사람보다도 높은 자리에 올라갔습니다.
프레인 성장에까지 큰 기여를 했고요
정말 멋진 일이었죠.


인사담당자들은
경력과 학력과 성적증명서를
"자신들이 하지못할 검증을 남이 대신해준 결과"
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건 "성적" 자체 보다는
"검증" 이겠죠

검증을 받았다고 말할 방법은 학벌, 영어성적 말고도
많이 있습니다.
그게 어떤건지는 위에 다 말씀 드린것 같고요.


끝으로 조언 하나더

만일 XX 씨 말대로
본인이 전공도 안했고 아는것도 없고 영어도 못하고
대신 열정은 가득하다고 생각하시면
대신 그 “열정”에서 만큼은 다른 경쟁지원자를 다 이겨야 합니다.

“가진 것 없지만 “열정”은 있습니다”라고 말한 사람중에
의외로 웬만한 사람은 다 있는 “입사를 하기위한 열망” 정도 밖에
없는걸로 판명되는 사람도 많이 있거든요.
입사를 하기위한 열망과
직업에 대한 열정은
차원이 다릅니다.


영어잘하는 경쟁자에게 영어가 무기고
학벌 좋은 경쟁자에게 학벌이 경쟁력이면.
XX씨에게는 열정이 “옵션”이 아니고
제일 중요한 무기이고 경쟁력이란 사실을 잊지 마세요
열정이 무기면 열정으로 승부를 봐야죠
(듣고 보니 당연한 얘기죠 ?)


실질적인 도움은 드리지 못했지만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출처:
http://blog.joins.com/yjyljy/862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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