쩡세's Paraguay2012.12.31 11:43

#1

파라과이에서 4달 하고도 약 보름을 더 살고 있는 나의 상태는 '갈등의 연속'이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집을 옮기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파라과이 현지인 가족과 같이 살고 있다. 여기 집 주인 부부를 엄마 아빠라 부르며 한 가족처럼 살고 있다. 사람들은 다 좋다. 처음에 나를 눈찢어진 동양인이라 놀려먹는 재미에 웃을 때는 짜증도 나지만 이젠 익숙해져서 아무렇지도 않다. 가족의 친척들이나 친구들이 자주 놀러오는 것도 이젠 전혀 부담스럽지가 않다. 여기까지는 내 마음을 컨트롤 하는 능력이 생겼다.


문제는 음식과 위치다. 나는 잘 먹고 살고 싶다. 아침 점심 저녁에 야채, 과일도 잘 사먹고 가끔씩 맥주나 와인도 마시며 내 피와 살이 될 음식을 잘 섭취하고 싶다. 그게 자유스럽지가 않다. 뭐 역시나 맥주나 과일은 사 놓고 먹으면 된다. 저녁 식사 시간이 심하게 늦을 뿐더러 나혼자 먼저 해먹는다고 해도 먹을 음식이 마땅치가 않다. 아니 없다. 해결책은 일주일에 한번씩 앞으로 해먹을 저녁 메뉴 재료를 사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먹을 만큼 충분한 양의 맥주와 과일을 냉장고에 채워넣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엔 내 마음이 그리 모질지가 않다.


위치도 문제다. 밤에 절대 혼자 못나간다. 밤에 위험하다고 해도 가끔씩 바에서 한잔씩 홀짝이고 택시타고 돌아올수도 있잖은가. 여기는 우선 나갈 때 택시를 잡을 수 없다. 그리고 엄마 아빠가 워낙 아이들의 안전을 신경써서 마음껏 돌아다닐 수도 없다. 돌아다니는 것 좋아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심하게 껄끄러운 부분이다.


글을 쓰면서 드는 생각은 내 마음가짐을 바꾸면 어떻게든 살아지겠다는 것이다. 좋은 점도 많다. 내가 스페인어 공부한 것을 그때그때 실습할 수 있다. 혼자 살면 스페인어 활용면에서 기회가 거의 없어진다. 지역에 대해 물어 볼 것도 바로바로 물어 볼 수 있다. 내가 이런 장점을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결론적으로 나는 아직 결정을 못했다. 아직 계약 기간도 남았고, 홈스테이와 자취가 각각의 장단점을 확연하게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갈등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결국 내가 나 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다. 오늘이 지나면 2012년의 마지막 날이다. 타국에서 한해를 마무리 하는게 무척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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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라과이와 알레한드로
쩡세's Paraguay2012.11.20 08:56


우리학교 2학년 학생들과 ITAIPU와 동물원을 놀러가서 사진을 찍었다. 이들을 함께해서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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